아이폰을 처음 개통하고 설정 화면을 전부 '다음'으로 넘긴 적이 있습니다. 빨리 써보고 싶은 마음에 대충 건너뛴 게 화근이었습니다. 일주일도 안 돼서 배터리가 하루를 못 버텼고, 원인을 찾아보니 위치 서비스가 거의 모든 앱에 '항상 허용'으로 켜져 있었습니다. 초기 설정 30분이 이후 몇 달의 불편함을 결정한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.

위치 서비스, 모르고 넘기면 배터리부터 털린다
위치 서비스(Location Services)란 GPS와 통신망 정보를 활용해 앱이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. 여기서 위치 서비스란 단순히 지도 앱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. 카메라, SNS, 날씨, 쇼핑 앱까지 기본값이 '항상 허용'으로 설정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설정 →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→ 위치 서비스로 들어가면 앱 목록이 쭉 나옵니다. 여기서 '항상'으로 설정된 앱을 '앱 사용 중에만'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감 배터리 소모가 줄어듭니다. 저도 이 작업을 한 번 하고 나서 하루 배터리 여유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.
앱 추적 투명성(ATT, App Tracking Transparency)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. ATT란 앱이 다른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적하는 것을 허용할지 결정하는 iOS 개인정보 보호 기능입니다. 설정 →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→ 추적에서 '앱이 추적을 요청하도록 허용'을 끄면 됩니다. 이 설정 하나로 맞춤 광고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.
아래는 위치 서비스 설정 시 권장 기준입니다.
- 지도·내비게이션 앱 → 앱 사용 중에만
- 카메라 → 앱 사용 중에만 (사진 위치 태그 원하면 허용)
- SNS·쇼핑 앱 → 안 함 또는 다음번에 묻기
- 날씨 앱 → 앱 사용 중에만
- 기타 유틸리티 앱 → 기본 안 함
배터리 최적화 충전, 켜두면 수명이 달라진다
배터리 최적화 충전(Optimized Battery Charging)이란 사용자의 충전 패턴을 학습해 배터리가 80% 이상 구간에서 충전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기능입니다.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전압 구간에서 오래 머물수록 화학적 열화가 빨리 진행되는데, 이 기능이 그 구간을 최소화해 줍니다.
설정 → 배터리 → 배터리 상태 및 충전에서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. 밤새 충전하는 습관이 있다면 특히 체감 효과가 큽니다. 저도 이 기능을 켠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배터리 최대 용량이 이전 기기보다 확실히 높게 유지됐습니다.
iCloud 자동 백업도 초기에 설정해 두면 나중에 기기를 바꿀 때 훨씬 수월합니다. iCloud 백업이란 사진, 연락처, 앱 데이터 등을 애플 서버에 자동으로 저장해 두는 기능으로, 와이파이 연결 시 자동으로 실행됩니다. 설정 → [이름] → iCloud → iCloud 백업에서 확인하면 됩니다. 다만 무료 용량이 5GB로 제한돼 있어 사진이 많다면 Google 포토와 병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.
개인정보 설정, 처음 한 번이 전부다
아이폰 초기 설정에서 가장 많이 건너뛰는 항목이 개인정보 보호 섹션입니다. 한 번 넘기고 나면 나중에 다시 찾아 들어가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처음 설정할 때 잡아두는 것이 좋습니다.
Face ID(페이스 아이디)란 얼굴 구조를 3D로 인식해 잠금 해제, App Store 결제, 자동 로그인 등에 활용하는 생체인증 기술입니다. 설정 → Face ID 및 암호에서 등록할 수 있으며, '대체 모습 추가'를 통해 안경을 쓴 상태나 조명이 다른 환경에서도 인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. 저는 처음 등록 때 대체 모습을 빠뜨렸다가 마스크 착용 시 인식이 잘 안 돼서 다시 등록했습니다.
Apple 공식 개인정보 보호 안내에 따르면 앱별 권한 관리는 사용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. 설정 →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서 마이크, 카메라, 연락처, 건강 데이터 등 각 항목별로 어떤 앱이 접근 중인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. 처음 설정 시 5분만 투자해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권한을 상당수 정리할 수 있습니다.
초기 설정은 기능 편의보다 기기 수명과 개인정보를 지키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. 많은 가이드가 "이걸 켜세요"라고 나열하는 데 그치는데, 실제로는 왜 그 설정이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나중에 원상 복구하는 일이 줄어듭니다. 새 기기를 받은 날 30분을 투자해 위치 서비스, 배터리 최적화 충전, 개인정보 권한 세 가지만 잡아도 이후 사용 경험이 확연히 달라집니다. 다음 단계로는 알림 설정을 앱별로 정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.
참고: